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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0일 목요일 18시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에서, 한인 작가 4인전 ‘(RE)voir 다시보기피니사쥬 Finissage가 있었다. 피니사쥬 Finissage 는 전시 마지막에 하게 되는 일종의 폐막 행사로,  10 12일 수요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는10 22일 토요일 까지였는데, 마지막 날 이틀을 앞두고 20일에 피니사쥬를 하게 되었다.이번 전시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활동하고 있는 한인 작가들로,  조각에 강대근, 포퍼먼싱 사진 및 비디오 작업에 김진현, 회화 및 사진에 조영란, 디지털 작업으로 조주원이 참가했다. 이 작가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과 작품을 ‘다시 보고자 (RE)voir, 했고, 또한 작품 쟝르가 다르고, 삶과 예술의 가치관이 다른 4명의 한인 작가들이 그들안에서 미리 소통하고, 전시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것을 -(RE)voir 다시보기-로 재해석하고자 기획한 전시다.

이날 작가들의 친구와 지인들, 그리고 파리에서 활동하는 작가및 한인들이 함께 해 전시를 축하해주었다. 또한20년 넘게 조형 사진적  변용작업을 거치는 X레이 사진 작업을 하며, 이번 부산 비엔날레에 참가한 프랑스 작가, 자비에 루케치가 와서 서양적인 기법에 동양, 즉 한국적인 정신을 가미해 작업을 하고 있는 한인 작가들에게, 두 나라의 문화가 어우러져 새롭고 다양한 측면으로 나아갈수 있는 잇점이 있다고 하면서, 더욱 깊이있게 발전해나가기를 바란다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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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주원,조영란, 강대근, 김진현

 

 

조영란, 시간성과 결합된 빛의 다양성

 

갤러리 진열창에 얇은 화폭에 아래쪽에는 판화가 찍혀있고, 화려한 색채의 한폭의 그림이 걸려져있다. ‘’빛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며, 회화, 판화, 사진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조영란 작가의 작품이다. 바깥에서 보는 것과 갤러리 안에 빛이 들어오는 진열창을 통해 보이는 작품의 느낌과 모습은 사뭇 다르다. 자연의 빛을 머금은 작품은 화폭에 있는 화려한 물감들과 어울려 또 다른 환한 빛을 발하고 있다. 또한 조영란 작가는 ‘’빛이 존재함으로써 사물이 다르게 보이고 주변이 변화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끼고 있다. 빛은 작가에게 다름을 볼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소재’’라고 한다. 작가는 화폭을 12등분하여 빛을 받은 화폭이 시간마다 다르게 변한 모습을 사진으로 재구성해 놓았다. 작가는 시간마다 빛을 받은 화폭이 변하는 모습을 두고 ‘미묘한 차이’라고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하루동안 시간마다 빛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품고 우리를 비추고 있었나 싶어 숙연해졌다.  조영란 작가는 이번 전시는 자신에게는 진정한 ‘(RE)voir다시보기’였다고 미소 지으며 이야기한다. 시간마다 빛을 변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다시 꺼내어 전시하게 될지는 몰랐다고 한다.

 

 

김진현, 도시속에 숨어든 사람의 몸이 오브제

 

갤러리에 들어서자 마자 왼쪽 벽에는 작은 사진들이 즐비하다. 김진현 작가의 미니 폴라로이드다. 몇개인가 싶어 세어보니 33개다. 사진의 배경은 파리, 프랑스 지방, 그리고 한국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미니 폴라로이드안에 작가가 있다. 그야말로 숨은 그림 찾기다. 작가는  지난 3년간 다양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배경과 신체, 의상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순간을 수정이 불가능한 즉석카메라를 통해 포착해내는 작업을 해왔다. 노란색 우체통위에 작가는 노란 조끼를 입고 올라가 우체통을 덮듯이 엎드려있다. 작가인지, 우체통인지 구분이 안된다. 사진속에 숨어있는듯이, 환경 오브제와 동화되어있는 작가를 만날수 있다. 작가 자신의 몸이 도심 속 수 많은 틈과 선 속에 녹아들어가 있다. 도시속에 숨어든 몸은 마치 그곳에 있던 하나의 오브제인양 풍경과 일치를 이루게 된다. 작가는 ‘우리는 종종 대화를 통하지 않아도 신체를 통해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라고 한다. 거리에 기하학적으로 놓여진 몸은 새롭고 낮선 느낌으로 다가오면서, 더이상 사람의 ‘몸’이 아닌 거리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풍경의 일환으로 재탄생 된다. 이를 작가는 ’l’espace d’un moment, 순간의 공간’이라 명명하며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재현해내었다. 하지만 김진현 작가가 폴라로이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순간’은 과정의 결과물일뿐이다. 다소 아슬아슬하고, 때로는 위험할수도 있는 환경 오브제에 ‘앉혀지고’,’뉘여진’ 과정을 작가는 동영상으로 담아 갤러리 지하에서 보여주고 있다.

높은곳에 올라가려고 하다가 다리를 내려뜨리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는 이런 저런 방향과 모습으로 시도해본다. 작가의 가녀린 팔, 다리가 환경과 일치하기 위한 작업의 과정을 보며, 혼신의 힘을 다해 공간을 향해 몸짓하는 발레리나를 연상케했다.  ‘l’espace d’un moment순간의 공간’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 동영상을 본 관객들은 무엇보다 재미있어한다. 동영상을 보고 올라온 어떤 프랑스 가족들의 표정은 마치 유쾌한 영화 한편을 본듯했다. 작가의 톡톡 뛰는 감성과 감각을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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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oir피니사쥬에서

 

 

조주원, 가상의 공간에 의미를 부여

 

갤러리안쪽 벽에 기이한 모양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화려한듯하면서 수수한, 형체가 있는듯 무형의 작품들은 조주원 작가의 3d 오브제들로 표현된 디지털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은 작가가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가치, 타자에 영향을 받지않는 순수한 자기자신만의 “믿음”( 어떠한 사실이나 사람을 믿는 마음)의 존재 가능성을 탐구하는 과정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타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한다. 이를 작가는 한국의 전통신앙중 하나인“서낭나무”를 주제로한 시리즈 (2013-2016)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부처의 머리를 표현한 ‘침묵 Silence’, 알파벳들은 ‘대화 discussion’, 도형들의 집합체는 ‘오브제 objet’, 이 세개의 디지털 작품들은 가상공간상으로 작업한 조각들을 하나 하나를 마치 돌탑 쌓듯 쌓아내었다. 이는 작가의 기원들의 흔적이며 또한 실체가 없는 데이터상의 형상에서 벗어나 ‘믿음과 기원’의 의미를 주고자 했다.  또한 작가는 오브제의 보는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수많은 형상들을 하나의 2차원 평면상에 동시에 배치함으로써 하나의 사물, 사실이 가질수 있는 여러가지 의미에 대하여 성찰하고자 했다. 그래서일까 ? 가상의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조주원 작가의 작품은 신비감을 띄고 있었다.

 

 

강대근, 사람의 몸과 장식의 경계를 허물다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중앙에 무게감있게 자리잡고 있는 검은 둥근 작품이 눈에 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형형색색의 화려한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다. 알고보니 작품 재료가 피어싱이다. 2천개의 피어싱을 이용해 둥근 검은 나무 바탕에 그런 화려함을 표현한것이었다. 그런데 단순한 피어싱이 아닌 인체에 접합되어 있다. 유두를 관통한 피어싱을, 레진으로 유두를 빚어 형형색색의 피어싱을 꽂아 나무판에 부착했다. 멀리서 느낀 아름다움과 깔끔함, 그리고 고급스러움에 비해 작품 재료와 소재에 대해 알고나면 썸뜩해진다. 조각을 하는 강대근 작가 작품의 특징이다. 이 과감한 젊은 작가는 인체와 장식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장식을 하는 인체를 장식의 도구로 전복시켜 그의 조각 작품에 표현하고 있다. 지극히 도발적이고, 자극적이며, 사람의 몸의 한부분을 장식화시킬 만큼 그는 아름다움에 집착하고 있다. 그래서 탐미적이다. 작가를 처음 만났을때 느껴졌던 넘치는 ‘끼’를 생각해보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이기에 가능하다. 작가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에선,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을 동시에 찾기도 한다. 이 두개의 구성성분은 근본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보통은 구분하기 어렵다. 우리가 인식하는 것은 아름다움일 뿐…’’ 장식이라는 인공과 사람의 몸이라는 자연적인 것을 구분없이 묶어버렸다. 여성의 굽높은 구두를 사람 발등 뼈로 표현했다. 하얀 기둥에 여러 형태의 안경들이 놓여져 있는 안경점에서 착안해서 하얀 기둥 대신 두개골을 조각해 표현하고 있고, 꽃잎을, 진한 매니큐어 바른 여인의 손가락을 첩첩히 쌓아 나타내고 있다.

또한 작가는 사람이 자신을 꾸미는 장식의 이면에 있는 적나라한 모습을 표현코자 했다. 그것이 그의 조각에 자주 등장하는 뼈다. 강대근 작가 작품의 주된 재료는 레진이다. 작가에게 있어 ‘변하지 않는 신체는 미개한 것이고, 외식적인 변화는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이렇듯 작가는 전복적이고 반항적이다. 그의 깊은 내면에 꿈틀대고 있는 작가적 기질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파리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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