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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리 파리 개인전 -멀티타임 Multitime-

파리지성 2016.08.14 00:43 조회 수 : 1088 추천:1

                                  - 시공간을 초월한 자유로운 영혼의 흐름 -

규리 포스터 칼라.png                                규리 포스터 칼라.png

규리 포스터 흑백.png

 

지난 7 18일부터 30일부터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에서는 이규리 작가의 개인전, ‘멀티타임 Multitime’이 있었다. 전시 준비하면서부터 작가와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소히 살아가는 이야기부터, 작품, 그리고 삶의 가치관까지만나면 끊임없이 대화를 했다.  

 

작품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기에 뭔가를 잘못 눌렀는지 흑백에 맞추어져 있었다. 그렇게 실수로 몇장의 흑백 사진을 찍었고, 사진 작업을 하면서 실수로 찍한 사진을 삭제하려고 보다가 놀랐다. 컬러와 다르게 흑백 사진에서 인상적인 흐름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버릴려고 했던 흑백 사진 몇장을 살려 작품사진으로 집어넣고 작가와 작품 이야기를 좀 더 진지하게 나누고 싶어져서, 전시 끝나고 작품 철수해서가는 작가를 붙들었다.

나염 같은 느낌의 큰 작품들과 그옆에 붙여있는 작은 작품은 언뜻보면 뎃생 같은 느낌을 주는데 알고 보니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세필로 그린 그림이었다. 선으로 화폭을 메꾼 정교한 작업으로 선을 그은게 아니라 그린 것이었다. 작가는 큰 작품이 내부라면 옆에 붙여놓은 작은 작품은 확장해 나가는 외부로, 그둘이 서로 보완하면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외부라고 한 작은 작품은 도형 이미지였다. 그건 시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외적인 느낌을 주는 큰 작품이 내부라고 하고, 옆에 붙인 작은 작품을 외부라고 하는 것은 아마 실수로 흑백 사진을 찍지 않았으면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흐름은 흔히 겉으로 보여지는것 보다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일컫는다. 같은 작품에서 흑백과 컬러의 느낌의 차이는 현격했다. 컬러에서 볼수 없는 흐름을 흑백에서 발견했고, 작가가 왜 그것이 내부라고 했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이 흐름은 흘러가는 시간을 상징한다. 이규리 작가는 프랑스 태생의 폴란드인 예술가인 로만 오팔카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로만 오팔카는 검은 바탕에 하얀색으로 1부터 무한대의 숫자를 쓰는작품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자신의 젊었을때 모습부터 나이가 들면서 늙어가는 과정을 담은 사진을 찍어놓았다. 오팔카는 늙는다는 것은 하얗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오팔카의 시간에 대한 이 같은 명상을 이규리는 자신의 화폭에서 흐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규리 전시 사진 신문.jpg이규리 파리 개인전에서

 

작가에게 왜 전시 제목을 '멀티타임'이라고 했는지 물었다. 이규리 작가는 어려서부터 한곳에 머물지 않고 여러 곳을 다녔다. 그리고 프랑스에 와서 공부하고 한불 가정을 이루고 있는데, 프랑스 시어머님의 감성과 정서가 이해된다고 했다. 거기에는 2차대전을겪은 시할머니와 후손인 시어머니와 6.25를 겪은 작가의 어머니와 작가가 묘한 동질감으로 다가왔다고 하는데, 작가는 나라를 떠나 역사와 시대적 상황에 영향 받을수밖에 없는 인간을 느꼈다.

 

거기서 작가의 멀티타임은 시작된 것이다. 비록 작가는 시간을 강조했지만 더 나아가 한국과 프랑스라는 공간적인 이질감도 함께 채워나가고 있다. 결국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내가 사는 세상은 중요하지만, 이 세상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는 것 ,, 그것이 규정된 인간의 자연적인 삶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무수한 과거의 시간으로부터 와서 눈깜짝할 새 사라져 버리는 현재를 거쳐 미래로 나아가는 이 세상에서 작가가 포함된 이 동시대의 모든 인간의 삶이란 존재감 없이 왔는지조차 모른채 살다가 가버리는 것, 그 자연과 시간의 본질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건 흐름이었고, 그안에는 닥친 삶의 순간순간 치열함이 있으며 이는 자유에 대한 갈망이었다.

 

작가는 밤낮없이 열심히 작업하던 시절, 어느날 길을 가다가 문득 영혼만 있다면 얼마나 자유로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혼은 이곳에도, 저곳에도 있을수 있음을 표현한 작품을 갤러리 지하에 설치를 했다. 여러 블록 같은 정사각형 캔버스를 퍼즐처럼 배치해 놓았는데 여러 개의 캔버스 모음이 하나의 화폭이 되어 흐름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곳에는 비어있다. 영혼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흑백 사진에서 인상적인 흐름을 나타내던 작품의컬러는 아주 고왔다. 현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파스텔풍이었다. 보랏빛과 노란빛이 이렇게 어우러질수 있나 싶었는데, 작가는 일단은 진한 응축된 색을 사용해서 여러가지 색들을 배합시켜 수많은 색의 톤들이 압축을 풀어내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것의 강도를 조절해가면서 우연과 선택을 통해 여러가지의 색들끼리 대립시키고, 때로는 반복과 비움을 교차시키며 만들어낸 투명한듯한 관능적인 고움이라고 한다 

                                                                         

                                                                                                                                               <파리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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