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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osition Dessiner les lettres

관리자 2016.01.22 22:35 조회 수 :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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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1일 금요일, 파리 15구에 있는 퐁데자르 갤러리에서는 한국 외교통상부에서 주관하는 국민참여 공공외교 프로젝트, <글을 그리다> -한국 문학예술 번역 프로젝트 공모에 당선된 -이.글.아이-팀의 전시 오픈식이 있었다.

공모에 당선된 이들은 프랑스 지방, 리모쥬 국립 예술 학교[Beaux-Arts, Limoge]를 졸업했거나, 재학중인 유학생, 김정기, 신나래, 유은주, 최혜원으로 세라믹 도자기와 자수, 그리고 회화 작품들을 선보였다.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프랑스및 외국인 학생들과 한인 교민들이 참석해 유망한 젊은이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을 그리다>라는 프로젝트는 만국 공통어인 "아트"라는 쟝르를 이용하여 외국어 번역이 어려운 한국 문학 작품속의 한국 정서와 문화를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김 정기 -  Kim Chung Ki 

 

동 천(冬天)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동천은 서정주의 깊고 넓은 상상력을 통하여 한순간의 평범한 이미지를 짤막한 단시의 형식으로 표현한 시 이다.

나는 그가 평범한 삶의 시각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인식함을 흥미롭게 생각했다. 또한, 우 리말을 다루는 그의 천부적인 감각과 탁월한 언어감각은 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서정주의 시 동천을 이번작업의 소재로 선택하게 되었고, 다양성있 게 해석되어 질수 있는 시 동천을 이미지화 함에 깊은 고심을 하였다. 나는 이번 작업을 하 면서 "나와 우리에게 있어 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되물음질 하였다.

겨울 밤하늘에 떠있는 달은 시인의 마음 속에서 소중히 간직해온 어떤 것의 표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것은 시인이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진리일수도 있으며, 사랑하는 님의 모습일수도 있다. 혹은 꼭 쥐고 있는 순수한 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길고 긴 시간이 지나도 더욱 또렷한 형상으로 차디찬 겨울 밤하늘에 떠 있다. 그 '존재'는 어딘가 아련한 슬픔을 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선 고귀한 아름다움이다.

배가 싣고 있는 것을 강은 알지 못하듯, 나는 내 마음속 오롯이 살아서 깨어있는 숭고한 그 무언가가 존재함은 인식 하지만 잘 알지 못하였다.

그 존재에 대한 질문은 나의 작업의 시작이었다.

그 존재들을 바깥세상에 내놓는 과정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자 미묘한 재미를 주었다.

그 존재가 순수하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이 생각을 표현 하기에 흑과 백 그리고 단순한 추상적 형상은 적절한 색과 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흑과 백이 배치되어 관계하는 것 그리고 대상과 보는 이 사이에서 파생되는 관계에 관심이 많다.

개별적인 추상적 형상들이 갇는 의미 보다는 그 형상들이 관계를 이루며 전하는 인상을 창 조해 내고자 하였다.

이번 작업을 통해 내 마음속 오롯이 살아서 깨어있는 숭고한 그 무언가에 대해 깊이 생각 해 보았다. 

 

신 나래-Shin Na Rae

 

소나기 줄거리.

어느 시골 마을에 서울에서 소녀 한명이 전학을 오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시골소년은 소녀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다.

소년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는 소녀를 만난다 . 소녀는 세수를 하다 말고 물 속에서 조 약돌 하나를 집어 "이 바보!" 하며 소년에게 돌팔매질을 한 후, 사라진다. 소년은 소녀가 던진 조 약돌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 집으로 돌아갔다 . 다음날 개울가로 나와 보았으나 소녀는 보이지 않 았고, 그날부터 소년은 소녀를 그리워한다.

어느 토요일, 소년과 소녀가 개울가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소녀가 비단 조개를 소년에게 보이면 서말을걸었다.그날 소년과소녀는송아지를타고놀다가소나기를만난다.둘은근처에쌓 여있던 수숫단 속에 들어가 비를 피한다 . 비가 그친 후 돌아오는 길에 도랑에 물이 불어 소년은 소녀를 업고 건넌다. 그 후 소년은 소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 .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소녀를 다시 만났을 때, 소녀가 소나기를 맞은 이후로부터 많이 아팠다고 얘기한다. 이 때 소녀는 소년에게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보이며 무슨 물이 묻었다고 말해준다 . 소나기를만나소년이소녀를업고개울물을건널때묻은풀물자국이었다 .소녀는 아침에땄 다는 대추 한웅큼을 건내며 곧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 소년은 덕쇠 할아버지의 호두밭에 서 호두를 몰래 따 소녀에게 주리라 마음을 먹었다 .

소녀가 이사 가기로 한 전날 저녁, 소년은 자리에 누워 소녀에게 전해 주지 못한 호두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마을에 갔다 돌아온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소녀가 죽은 사실을 전하는 말을 듣게 된다 . 소녀가 죽을 때 "자기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말과 함 께.

소년의 머릿 속에는, 소녀의 죽음을 알리는 붉은 빛 등이 맴돌았다 .

 

이번 한국문학 예술번역 프로젝트를 위해 내가 선택한 작품은, 1959 년에 발표한 한국을 대표하 는 소설가 황순원의 「소나기」이다. 간략히 이것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이 소설은 중학교 교과 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하다 .

이 소설은 유의상 번역으로 같은 해 영국 《인카운터(Encounter)》지의 단편 콩쿠르에 입상해 게 재됐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사랑의 순수함을 강조하거나 비극적인 결말에 애석함을 드러내지 않는다. 작가는 주로 현재형 표현을 주로 쓰며, 그의 글은 한글의 감각적 묘사가 두드러지게 표현 하여 사람들은 황순원의 소설을 '시적인 소설'이라 말하고 있다.

 

소나기는 이제 막 성에 눈을뜨기 시작한 사춘기 소년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한국에는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이 소설 속에서도 역시 비극적인 첫사랑의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속의 '소나기'는 소년과 소녀의 짧고 순수한 사랑을 상징하 여 친밀하게만들고 비극적인 결말의 원인이 됨을 보여준다.

나는 이 소설 속에서, 소녀에 대한 소년의 그리움의 상징인 조약돌, 두 사람의 대화의 계기가 된 비단조개, 소녀의 죽음을 나타내듯 밀려온 먹장구름, 호두, 얼룩수탉이 보여주는 소녀를 위한 소 년의 마음 그리고 소년을 생각하는 소녀의 마음이 보여진 대추를 가지고, 급성장한 수 많은 도시 들로 인해 지금은 많이 사라져버린 한국의 전통적인 '시골'과 소년과 소녀를 이어주던 여러가 지 상징적인 요소들을 그림과, 소리 등으로 표현했다. 이루어지지 않은 비극적인 결말의 서툰 사 랑을 채도가 없는 흑백으로, 은은하지만 차가워보이는 색감을 넣어 스스로가 조절할 수 없는 감 정의 요동침을 표현해 보았다.

끝으로, 나는 사람의 감정과 심리에 관심이 많다. 내가 소설 속에서 꺼낸 몇가지 오브제들은 소설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뿐만이 아닌 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의 사랑의 복선이라고 느꼈다. 그 중, '첫사랑의 아픔' 이란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홍역같은 것이라고들 말하는데, 사랑 이라는 것 은 한국 뿐 아니라 사랑에 관대한 프랑스를 비롯하여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 했다.

나의 작품을 감상할때, 당신의 서툴었던 첫 사랑을 떠올려 보며 감상하면, 마음에 더 많은 공감 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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