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있는 세계로 - 견자(見者)의 화가 모리스 부이요

by 관리자 posted Jan 2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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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이요 포스터#.jpg

 

 

 

견자(見者)의 화가 모리스 부이요

심은록 (미술비평가, 감신대 객원교수)

 

  “나는 단순한 환각(hallucination)에 익숙해졌다 : 정말 솔직히 공장대신에 회교사원을, 천사들로 구성된 북쟁이 학교 를, 하늘 길 위의 사륜마차를, 호수 밑바닥의 살롱을 보았다. 괴물들, 신비를 ; 보드빌(vaudeville)의 제목이 내게 공포감을 일으켰다. 그 후 언어의 환각으로 내 마법적인 궤변을 설명했다! 내 정신의 혼란을 성스럽다고 여기게 되었다.”

아르튀르 랭보, “망상II 언어의 연금술” in 『지옥에서 보낸 한 계절』

 

  “비저너리 작가” (Visionary Artist, 불어Peinture vision- naire)라고 불리는 모리스 부이요(Maurice Bouillot 1896-1985)는 프랑스 화가이다. 그는 오세르(Auxerre, 욘Yonne 주의 주도州都)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중북부 부 르고뉴 지역의 도시인 오세르는 파리에서 약 164 km 떨어 져 있다. 센 강의 지류인 욘 강(Yonne)이 오세르를 가로 지 르고, 샤블리 세파쥬(AOC de Chablis)로 유명한 포도밭이 수 킬로미터에 걸쳐 펼쳐지는 평화로운 곳이다. 프랑스 인들의 선조인 골 족과 또한 갈로 로만의 역사가 있는 유서 깊은 곳이며, 중세 시대의 건축물도 여기 저기 발견된다. 그래서인지 부이요의 작품에는 오세르의 풍경과 꽃이, 그 리고 고대의 신화가 등장한다.

 

  오래간만에 캔버스에 꽃이 가득한 그림을 대했다.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의 작품처럼 시선을 끌 만큼 커 다랗게 확대된 꽃도 아니고, 제프 쿤스(Jeff Koons)의 조 각처럼 키치적이며 누벨 팝아트적인 꽃도 아니다. 그렇다고 얀 브뤼겔 더 엘더(Jan Brueghel the Elder)의 화사한 꽃도, 모네(Monet)의 빛의 미묘한 변화를 담은 인상적인 꽃도, 고호(Gogh)의 감성이 그대로 담겨 관람자의 영혼이 화폭의 꽃에 빨려 들어가게하는 그러한 꽃도 아니다. 그렇다고 극사실주의적 꽃 그림도 아니며, 추상적 꽃은 더욱 아니다. 적당히 그림 느낌이 나는 꽃이다. 정원을 배경으로 탁자 위에 놓인 꽃 병에 꽃이 가득한 균형이 잡힌 무난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오래간만에 적당히 그림 느낌이 나는 구상을 대했다. 오래간만이라 오히려 추상보다 더 낯선 느낌이 들었다. 더 낯 선 것은 모리스 부이요를 칭하는 ‘비저너리 화가’라는 타이틀이었다. ‘비저너리’(Visionary, 불어는 visionnaire)는 ‘환상, 예지, 등’의 다양한 의미가 있다. 의외로 생소한 타이틀이다. ‘비저너리 미술관’은 미국 볼티모어(American Visionary Art Museum in Baltimore)에 하나 있는 것으 로 들었다. ‘비저너리 아트’ (Visionary art, 불어는art vi- sionnaire)는 작가의 ‘정신적 이미지’를 신화, 신, 천사, 영혼, 등 환상적인 소재를 통해 표현 한다. 비저너리 작가들은 ‘제 3의 눈’을 가지고 있어, 일 반인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린다고 한다. 이러한 예술이 우리에게 새삼 낯선 것은 일반적으로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등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룹들과 구별해 서, 프랑스 미술비평가가 모리스 부이요를 ‘비저너리 화가’라고 부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 모리스 부이요의 작품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풍경화나 정물화이 고, 후기에는 비저너리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화면 전체가 상징적이며 환상적인 작품이 다. 퐁데자르 갤러리(서울 지점)에서 이번에 소개될 작품은 중기 작품 가운데, 초기와 후기 작품의 특성이 잘 어우러진 작업들이 많다. 중기 시대의 작품들을 보면, 화면의 반은 평범 한 구상이고, 화면의 반은 비저너리 스타일이다. 첫 눈에는 평범한 풍경화나 정물화 같다. 가만히 살펴보고 있으면 점점 더 초현실적이며 환각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좀더 오랜 시간 을 가지고 살펴보고 있노라면, 양분화 된 듯한 이 화면이 서로 교류하며, 전체적으로 비저 너리 아트가 되는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모리스 부이요의 중기 작품은 이처럼 여러 차원의 세계와 다양한 공간을 한 화폭에 몰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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