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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8일부터 21일까지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에서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회장 한요한)의 신입전인 동음이의어 HOMONYME 전이 열리고 있다. 참여작가는 권혁이, 김보미, 조수진, 박혜진, 황보라 등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섯명의 한인 젊은 작가들이 같은(동음) 소리를 내지만, 다른 의미(이의)로 해석될수 있는, 즉 다양한 시선으로 재해석된 회화, 사진, 설치, 조각 등을 전시하고 있다. 다섯 작가들의 창조성과 고유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적 감각에 맞는 독창성이 보여지는 작품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창조적 의미들을 만들어내고 장소, 쟝르 등 표현법에 구분을 두지 않고 새로운 가치들을 폭넓게 담아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번 ‘동음이의어 HOMONYME’ 전은 신체나 공간에 대해 자유로운 발상과 표현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아울러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고 현대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수 있는 미니멀한 전시회 분위기를 이끌어내어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생각하고 느낄수 있는 전시가 되고자 한다.

 

권혁이의 석고 콜라쥬에는 조각난 신체의 부분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기괴할수 있으나, 그런 느낌 보다는 작품에 깃들인 정성 때문인지 고급스러움이 풍겨졌다. 그는 죽음도 삶의 일부로 보고 있으며, 공간속에서 해체된 신체를 표현함으로써 공간과 신체의 결합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인간과 공간에 대한 단순한 조화를 넘어 강 같은 큰 흐름의 세계안에서 인간과 공간에 대한 다양한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갤러리에 들어서자마자 풍만한 여성의 신체가 관객을 압도한다. 화장품을 재료로 사용해 화폭 가득 풍만한 여인의 모습을 담은 조수진의 작품이다. 그는 ‘아름다움은 개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고 할수 있을까? 라는 의문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의 몸은 아름다운 것인데 요즘 대부분의 여성들이 몸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현대여성들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을 이용하여 자화상을 완성했다고 한다. 여성들이 결점을 가리기 위해 화장품을 사용하는 점을 표현해보고자 했다고 한다.

 

황보라의 신체 뼈와 근육들을 담은 짙은 흑백 사진은 강렬한 느낌을 준다. 그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신체에서도 통상적인 아름다움과는 다른 독특한 아름다움을 느꼈고, 신체의 부분만을 찍은 사진이 이를 더 잘 표현하고, 우리가 보는 몸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과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진에서는 몸이 나타내는 환경, 인종, 사회적 모습이 나타난 이미지 보다는 이러한 의미가 포함되기 이전에 존재하는 신체 그 자체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하면서, 고정관념을 배제하고 보아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손과 발의 앙상한 뼈가 얽혀 있는 작품을 본 한 관객은 나무의 뿌리가 연상된다고 했다.

 

김보미의 작품은 아크릴 물감이 퍼져있고 묘한 광채를 내고 있다. 그는 물감과 컬러잉크를 주로 쓰고 있으며 또 다른 효과를 위해 소금과 커피가루를 사용하기도 한다. 소금으로 인해 물감의 퍼진 모양을 내고, 녹지 않은채 과하지 않은 빛을 내고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그는 ‘일상속에서 관심 가지지 않고 지나치는 벽, 벽의 작은 균열과 그 틈속의 어둠에 강하게 이끌린다’고 한다. 벽은 장애물이나 관계의 단절, 혹은 보호막이 될수도 있기에, 틈과 균열이 불안과 걱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는 벽의 틈과 균열의 어두움을 주고는 나머지 화폭은 비워두고 있다. 이를테면 그림속의 흰부분, 즉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유로운 상상으로 채워나가고자 한다.  

 

암실이 된 갤러리 지하에는 박혜진의 조각이 설치되어 있고,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은 소리없이 입모양만 연속적으로 다르게 내고 있다. 그리고 영상 정면에는 55개의 입모양 석고 조각이 영상을 설명하듯 설치되어있다. 그는 일상속의 언어를, 작업을 통해 색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예를 들면, 언어에서 그 의미가 사라진다면 ? 말할때 소리를 들을수 없다면 ? 등의 질문을 하면서 새롭게 접근하고자 했는데, 그는 이렇게 소리를 시각화하면서, 언어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함으로써 색다른 표현을 해보고자 했다.

작업의 규모도 상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전시 동선도 잘 잡았다. 그리고 다섯 젊은 작가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전시를 기획,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오픈식이 9월 8일 목요일 18시부터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에서 있었다.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 임원과 회원, 한인 원로,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중견작가, 프랑스 작가 및 지인들이 와서 작품을 감상하고 전시를 축하해 주었다. 이날 유네스코에서 “디지털과 창의성의 만남” 전에 참여하는 한호 작가가 와서 후배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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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 신입전 참여작가들(왼쪽부터 조수진,박혜진,권혁이,황보라,김보미)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 젊은 작가들에게 교두보 역할’’

 

지금 한국에서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때 파리에서 수학했으며, 2007년과 2008년에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 회장을 맡은바 있다. 신입전을 본 한호 작가는 신입작가들이 새로 시도하는 신선함도 있고, 과거가 떠오르기도 하는 등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면서, 그당시에 신입 작가들처럼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파리에 오게 되었고,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에 들어가면서부터 같은 청년작가들과 교감하고, 의지도 하면서 작가로서 많이 발전할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청년작가협회가 한국 젊은 작가들에게는 하나의 교두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 인간적이고, 정신적이며, 작업적인 교두보가 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우리가 물론 파리안으로 들어가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같은 문화를 가진 공동체안에서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면서,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가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불한인청년작가협회의 한요한 회장이 작가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오픈식이 이어졌다. 청년작가협회의 신입전이라 많은 젊은이들이 참석했다. 한 청년은 ‘젊은 작가들이라 그런지 작품들이 색다른 느낌’이라고 했다. 또한 작품들이 ‘중견작가 수준’이라고 하면서, 특히 사람의 신체가 해체된 작품은 젊은 작가가 하기에는 많이 힘들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한 프랑스 젊은이는 “놀랍다’고 하면서, ‘다섯 작가들의 작품이 아주 다르고, 서로 비교하기는 힘들다. 조금전 누군가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냐고 물었는데, 아주 다르기 때문에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89 갤러리의 안은희 관장은 ‘너무 신선하고 작품의 질이 이렇게 높은줄 몰랐다’며 ‘놀랐다’고 했다. 어떤 관객은 젊은이들의 모든 것을 담아낸 작품들임이 느껴졌으며 그러기에 작품들이 살아있는듯하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 얽힌 작은 일화를 소개하자면, 권혁이 작가는 신입전을 위해 지난 5월 파리 퐁데자르 갤러리의 정락석 관장을 만나게 되었고, 정 관장은 작품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몇달 동안 바깥출입도 자제해 가며 작업을 해야된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권혁이 작가는 도전을 받아, 지난 7, 8월 두달동안 두문불출하다시피 하며 대형 석고콜라쥬 두 작품을 작업했다고 한다. 그는 아뜰리에가 아닌 집이라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젊은 작가의 열정과 노력이 깃들여서인지 오픈식에 많은 관객들이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다.

                                                                            

                                                                                                                         <파리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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